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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박스 사용 금지, ‘공유지의 비극’ 부를까

현지용 기자 l 기사입력 2019-09-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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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오는 11월부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유통 등 대형마트와 자율 포장대 및 포장용 종이박스 제공을 없애는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크자, 지난 2일 “연간 사용되는 포장용 테이프 및 끈 등이 658톤”이라며 종이박스 사용 금지에 대한 당위성을 해명했다. 사진 / 뉴시스


[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정부가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진행할 마트 종이박스 금지 정책이 소비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 및 쓰레기 감소 실효성에서 의문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소비가 많은 대형마트의 쓰레기를 줄이는 일환으로 오는 11월부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유통 등 대형마트에 대해 자율 포장대 및 포장용 종이박스 제공을 없애는 협약을 맺었다.

  

자율포장 시 사용되는 테이프와 끈 등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상시 재사용이 가능한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키 위한 생각이다. 환경부의 이 같은 쓰레기 줄이기 방침은 지난 4월 대형마트, 쇼핑몰 내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책과도 상통한다. 환경부는 재사용 종량제봉투, 장바구니, 종이봉투 등 대체물품 사용을 독려토록 하면서, 위반시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해 실효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비닐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해당 정책도 소비자 편익 제한이란 이의제기에도 시행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종이박스 규제에 소비자의 반응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종이박스를 장바구니로 대체한다는 환경부의 아이디어가 단순 소비자의 편익만 제한하려는 것이 아닌, 소비 방식에 수정을 가하려는 방식이기에 현장에서의 소비자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장바구니 대체를 통한 당장의 소비자 편익 감소는 종량제 봉투 구매로 유도한다. 이는 곧 종량제 봉투가 쓰레기 봉투로의 용도가 아닌 물품 포장이라는 용도로 사용케 돼, 결과적으로 비닐 봉투 사용도를 줄이려는 의도가 소비자 선택권 제한으로 더 늘리는 결과를 만든다.

  

환경부는 종이박스 사용 폐지에 따른 소비자 반발을 의식해 지난 2일 보도 해명문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연간 사용되는 포장용 테이프 및 끈 등이 658톤”이라며 장바구니 사용을 통한 이 같은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11월부터 모든 마트에 종이박스 금지를 적용시키는 것이 아닌, 일부 지역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해 최종 적용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부의 강조점은 실제 마트 소비자에게 미치는 소비 형태 여파를 고려하지 못한 판단으로 보인다. 우선 마트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종이박스는 추가로 제공되는 박스가 아닌 개별 상품을 반입할 때 쓴 재활용 박스다. 그렇기에 장바구니와의 대칭 개념은 종이박스가 아닌 포장용 테이프로, 그 기능 또한 포장이 아닌 포장을 보조하는 수단이다. 

 

여기에 박스보다 장바구니 사용으로 인한 제품 손상 가능성 염려는 향후 개별 제품에 대한 비닐 포장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차량을 이용해 대규모로 구매하는 대형마트 운영 방식에서 장바구니는 종이박스 포장보다 상대적으로 포장 규모와 적재 방식이 뒤떨어진다. 장바구니 자체가 차량을 이용한 대규모 적재가 아닌, 소규모 1인 소비자를 겨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서 장바구니 활용을 위해 대용량 장바구니 활용을 권장하는 것은 또 다른 일회용 포장 도구 양산을 촉진시키는 방향이기도 하다. 사실상 박스 포장 폐기물인 테이프, 끈을 줄이기 위해 종이박스 포장 자체를 금지시키는 발상은 문제가 있을시 이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아예 없애는 주객전도 방식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공유 자전거, 공유 서적 운영처럼 대여 장바구니는 이용자 반환 없이 도난사고만 양산하는 ‘공유지의 비극’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비자 또한 방문 마트의 고정 소비자가 아닌 불특정 다수이기에 대여 장바구니 반환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로 상존하고 있다. 이외 종이박스 금지 시 해당 폐기물들은 전부 마트가 부담하게 된다. 이에 따른 폐기물 처리 비용 부담 또한 무단 폐기와 같은 문제점을 유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종이박스 금지에 대한 긍정적 의견도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으나 소비자 책임 또한 뒤따라야하는 시대가 됐다. 종이박스 이용 후 폐기 시, 사용된 테이프를 수거해 재활용 분리배출을 잘 해야 하는 소비자 행동 인식이 뒷받침 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외 무조건 종이박스 금지 정책보다, 일정 부피 또는 무게에 따른 박스 사용 제한 등 유연한 정책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며 “장바구니 사용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다니는 인식을 가져야 할 시대로 바뀌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를 위한 정책 반영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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