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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죄추정 원칙’, 고유정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임동현 기자 l 기사입력 2019-08-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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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유정의 첫 공판에서 호송차에 오르려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시민들이 잡아당기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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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 형사가 범인을 체포할 때 반드시 알려주도록 되어 있는 '미란다 원칙'이다. 아무리 지독한 범죄자라도 자신의 처지를 변호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은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게 법의 '온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법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잔혹한 범죄자라도 죄상이 확실하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무죄로 간주해야한다는 것이다. 법으로, 합리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원칙'이다.

 

"변호사는 기본적인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한다.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피고인에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고유정을 변호한 남윤국 변호사의 이 말은 상당히 옳은 전제다. 아무리 잔혹한 살인을 한 사람도 법으로 변호를 받을 권리는 보장되어야한다는 건 맞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남윤국 변호사의 해명에 분노하는 것일까? 고유정이 정말 잔혹한 '살인마'인데 그 살인마를 옹호해서일까? 어떻게든 '우발범죄'로 만들기 위해 망자를 '변태성욕자'로 몰아서 그런 것일까? 살인을 한 것이 분명한데도 안타까운 진실이 있다는 그의 말이 못마땅해서 그런 것일까? 다 충분한 이유가 맞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대로 무죄추정의 원칙은 피고인이 설사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고유정이라고 해도 무시당해서는 안 되는 게 원칙이다.

 

문제는 그 동안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남 변호사가 이렇게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법학과 4학년 학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네티즌의 글은 그런 면에서 의미심장하다.

 

진정 변호사님이 말하는 살인자의 억울한 진실이라는 것이 피해자의 인권을 제쳐놓을 수 있는 것인지, 이런 것이 우리나라의 헌법과 형법의 천명이란 것인지 궁금하다. 억울한 진실로 살인자가 응당 받아야할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그게 현실이라면 저는 더 이상 법조인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도 진정 억울한 사람들이 법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왜 그들에겐 법의 심판이 무겁게 적용되고 이런 살인자에겐 관대하게 적용되는 것일까? 법전 안에서 배우는 법리와 현실에 적용되는 법 조항의 괴리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바로 이것이다. ‘왜 고유정에게만 무죄추정의 원칙이 강조되는가?’ ‘왜 이 원칙을 다른 범죄자들에게는, 아니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왜 적용하지 않았는가?’ 남 변호사가 아무리 변호사의 사명을 이야기해도 세상 사람들은 결국 돈 받고 고유정의 편을 드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돈이 없어 변호사를 사지도 못하고 결국 법을 알고 돈이 많은이들에게 패해야하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몇몇 변호사들이 남윤국 변호사를 옹호하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언제부터 이들이 원칙을 따지고 원칙대로 해야한다고 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든다. 진실로 약자의 편에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면 아무리 살인범을 변호한다고 해도 그래, 그게 변호사가 하는 일이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특정 살인범에게만 적용되는 원칙이라면 그 원칙을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의 분노는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만일 이런 제 업무 수행을 방해하려는 어떤 불법적인 행위(예를 들면 명예훼손, 모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나 시도가 있다면 법률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남윤국 변호사의 해명은 이 말로 끝난다. 이런 결론이 나온 것은 결국 법은 우리가 더 잘 알아. 우리가 법을 이끌어. 너희는 감정만 앞세우잖아라는 평소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오늘도 어디선가는 이 원칙을 어그러뜨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들은 여전히 대중을 가르치려한다. 남윤국 변호사는 법적 대응을 앞세우기 전에 자신의 말과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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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신이다 19/08/14 [22:45]
무죄 추정은 누명쓴 사람에게 해당 되죠 잔혹한 계획범죄 저지른 살인마에게 적용하라고 있는거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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