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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묻다⑦] 유승희 “부를 독점하는 사회, 결코 번영할 수 없어”

현지용 기자 l 기사입력 2019-04-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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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용적사회안전망강화특위 위원장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수십 년 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선 성장, 후 복지’ 패러다임을 포용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이용우 기자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포용적사회안전망강화특위의 위원장직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워렌, 버니 샌더스처럼 대한민국의 과세정의, 소득 평등을 실현하고자 오늘도 분주한 유 의원에게 그가 꿈꾸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물었다.

 

아래는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사회 정책 실현에 포용적사회안전망강화특위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지난 수십 년 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선 성장, 후 복지’ 패러다임을 포용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불평등 해소 등 새 경제 민주화로 포용정책을 추진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으나 안으로 엄청난 빈부격차 때문에 국민들은 이러한 획기적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500만 명의 순수 일용직 근로자들의 평균 연 소득은 968만원에 그 중 절반은 300만원 이하 수준이다. 하지만 소득 상위 0.1%인 2만 명은 약 15억원으로 무려 152배의 소득격차가 난다. 여기다 불로소득 규모는 지난 2017년 136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데다 배당, 이자, 주식양도차익 등 금융소득으로 상위 10%가 그 밑의 90%를 가져가는 구조다. 또 토지도 상위 10%의 재벌·대기업들이 전체 9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사회복지 지출구모는 약 190조원의 수준이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OECD 평균 20%보다 낮은 11% 수준에 불과하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기본생활 보장을 위해 사회복지 지출 규모를 두 배로 확대시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포용적사회안전망강회특위 구성을 마치고 입법 활동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국민 의견을 수렴코자 전국의 당원들과 함께 포용성장 정책을 알리는 골목 홍보단을 조직하려 추진하고 있다.

 

-소득양극화 해소에 있어 부의 대물림 차단, 부유세 도입 등을 강조해왔다.

 

소수가 부를 독점하고 세습하는 사회는 결코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요구한 것이다. 얼마 전 보도에는 국민의 67%가 부유세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불평등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오는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미국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2~3%의 부유세 도입과 이를 회피하고자 국적을 포기하는 자에게 자산의 40%를 몰수하는 공약을 선언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나아가 350만 달러 이상 상속받는 이에게 최고 77%의 상속세를 부과하는 ‘99.8%를 위한 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77% 최고 상속세율은 미국에서 1941년부터 1976년까지 시행됐던 세율이나 신자유주의의 도입으로 완화된 바 있다. 또 최근 미국에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알렉산드라 오카시오 코르테즈(AOC) 의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그는 현 39.6%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70%로 올리자고 주장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지금의 한국사회에 필요한 제안들이다. ‘좌파 포퓰리즘’ 선동이 아닌 우리사회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다. 사회복지 지출 규모를 대폭 확대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그 재원을 부자 증세로 마련해야한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도 과거 1974년 박정희 정부 당시 70%로 설정한 적이 있다. 당시 기업들이 자력으로 성장한 것뿐만 아니라 국가의 도움과 지원을 받았기에 이러한 최고세율 설정을 70% 가까이 물린 것이다. 부유세가 줄어들수록 소득 불평등이 늘어난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구직수당을 ‘현금복지 남발’이라 비난하는 논리에 대해 “부가 대물림되고 개천에서 지렁이만 나오는 시대가 됐다. 지금 우리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한 출발선”이라 반박했다. 사진 / 이용우 기자

 

-‘청년구직수당’을 위한 법제화에 대해 ‘현금복지 남발’이라 말하는 반대 논리가 여전하다.

 

지금 우리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한 출발선이다. 그렇기에 청년구직수당은 이를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정책임에도 이를 현금복지 남발이라 말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1940년대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보다 부유해질 확률이 90%였으나 80년대를 지나자 50%이하로 떨어졌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 미리 주어진 조건이 청년의 삶과 행복을 결정짓고 있는 불공정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계층 이동을 할 수 없다. 부가 대물림되고 개천에서 지렁이만 나오는 시대가 됐다.

 

정부는 4월부터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 청년들에게 최대 6개월 간 월 50만원의 구직활동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한시적으로 진행돼 연속성을 갖기 어렵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법적 근거인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해 취업 애로를 겪는 저소득층 청년을 위해 교통비, 식비 등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에 대기업·대자산가의 탈세 추징세액이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보는가.

 

국세청의 5개년 분야별 세무조사 현황 자료를 보면 총 추징세액이 26조1000억원이다. 분야별로는 대기업·대자산가의 추징세액이 1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역외탈세가 6조2000억원 등이었다. 전체 추징세액에서 대기업·대자산가가 차지하는 부분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다. 이는 재벌, 부동산 재벌 등 대기업·대자산가가 집중적으로 탈세를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전면 확대해 탈세를 뿌리 뽑아 과세 정의를 실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상위 10% 고소득층 납세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국세청은 과거 1966년 8월부터 30년간 고액납세자 명단을 공개해왔으나 1996년 OECD 가입 후 개인정보 비공개 원칙을 이유로 이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반면 스웨덴은 매년 ‘ Tax Calendar’라는 책자를 통해 모든 납세자들의 소득과 자산규모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이미 1863년부터 과세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고소득층의 소득, 재산 등 납세자료 공개는 개인정보 보호차원이 아니라 소득과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사회·도덕적 기준에 비춰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최소한 상위 10%의 고소득층 납세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돼야한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지촌 미군 위안부 피해와 관련해 “박정희 정부가 미국과의 군사동맹 및 외화획득을 명분으로 기지촌을 운영해 매매를 조장해온 한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이라며 “이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 / 이용우 기자

 

-기지촌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국가 책임이 이번 촛불 정부에서 실현 가능하리라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2013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사상 처음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적힌 ‘기지촌 여성정화대책’ 문건을 공개하며 한국 내 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다. 1년 뒤 미군 위안부 피해여성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으나 박근혜 정부 내내 법원에 묶여 있었다. 이후 2017년 1월에야 국가에 의한 폭력 및 인권침해 사실이 공식 인정을 받고 지난해 2월 항소심 재판부서 원고 전원에 대한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았다. 또 19대 국회서 발의한 관련법이 폐기되기도 했으나 제가 2017년 7월 미군 위안부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관련 법률안을 발의했다.

 

기지촌 미군 위안부 문제는 한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이다. 정부가 미국과의 군사동맹 및 외화획득을 명분으로 기지촌을 운영해 매매를 조장했으나 이들에 대한 피해는 외면해왔다. 지금 피해자들 대부분은 70대 이상의 고령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들을 정부가 더 이상 역사의 그늘 속에 묻어두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촛불 정부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라면 이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이루고 남은 여생을 생활고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지원을 이뤄야 한다.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 여론은 종교인에 대한 과세 완화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공동 발의한 종교인 과세 관련 개정안은 종교인의 퇴직소득 과세 근거를 지금까지 시행령에서 머무른 것을 법으로 상향시키고 이에 대한 과세 시점을 규정한 법안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종교인 과세에 대한 특혜가 있었음에도 이번 법안으로 또 다른 특혜를 준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종교인 퇴직소득의 과세 시점이 정해져있지 않아왔고 지난 2002년 국민연금 및 공적연금 퇴직소득 과세를 도입한 사례를 참조해 발의한 법안이다.

 

기형적이던 조세제도로 인해 종교인 소득 과세를 해오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퇴직금 과세연도 또한 같은 해로 기준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이미 종교인 과세는 오래전부터 공론화된 사안이었으나 2017년에 이르러서야 국회와 정부, 종교계가 합의에 이르렀고 지난해부터 시행하게 됐다. 이번 법안으로 국민 여론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해 여론을 수렴하고 제도를 점검·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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